유령신부, 월래스&그로밋 : 느림의 미학 (+ 손맛의 향연)

Hobby/Entertainment 2005.11.14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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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짜교수님 덕에 일주일 한번은 꼭 괴상한 애니메이션을 보는 나이다.

애니메이션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아실테지만

프레드리 벡, 페렝카코, 마이클 두 독 두 윗과 같은

거장의 작품은 말 할 불필요는 물론이거니와

3D는 이제 흔한 영상으로 보여지며

캐나다, 영국, 일본을 거쳐 요즈음은

유럽속을 탐사하고있다.

특히, '체코'나 '스웨덴'쪽 애니메이션은 괴상스럽고

새디즘적 성향으로 매번 당황스럽게 만든다.

어찌됐건 나에게 애니메이션은 이렇게 '국적'이라는 틀로 보아지었지만

결국 남게 되는 기억은 '국적'이 아니라 '방식'이다.

여기서 '방식'은 '재료'와도 연관이 있겠다.

예를 들면 수채화. 콩테, 아크릴로 이용한 기본적 2d컬러링이겠고

3d는 결국 테크놀로지적 프로그램을 이용한 마우스와 키보드의 합작이겠고

샌드 애니메이션이나 핀스크린, 유리 애니메이션 등등 여러 갈래가있다.

하지만 그 중 틀출나게 나의 관심을 끌어들이는 것은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이라는 개념이다.

정말 '군대=2년'이라는 개념은 사탕물듯 넘길 수 있는 인내심과

갖은 노고, 오늘도 내일도

그다음날도 변함없는 조명 포지션과 소품.

어찌보면 '스톱모션'이라는 자체는 엄청나게 '느린 미학'에서 가치가 있는 것이겠다.

 

 

 


 

 

 

내가 본 가장 기억에 남는 스톱모션 역시 전공시간에 본 작품인데

(아쉽게도 작품과 작가명을 모르겠다) 일본에 관한 설화에 대한 애니메이션이었다.

아, 애니메이션이지만 '스톱모션'에 속하는 오브제(종이) 애니메이션이었다.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일본 설화를 말하는 작품이

정작 일본인들이 만들어 낸 것이 아니라

영국인들이 제작했다는 것이다.

(마치 일본 현대사를 바라보는 허우샤오시엔의 '카페뤼미에르'처럼

다른 국적의 스텝들이 만들어낸 이야기)

간단히 이 작품에 대한 설명을 덧붙이자면

종이로 된 인형들을 이용한 '극'과 같은 내용인데

바로 '트렌지션'이 과간이었다는 것이다.

워낙 내가 '트렌지션'이라는 것에 민감하게 반응해서 일지는 몰라도

'트렌지션'자체로도 예술의 경지에 이를법한 이 스톱모션은

정말 경악시키기 충분했다.

그만큼 '스톱모션'이라는 자체에서 허락된 범주를 충분히 사용한 작품이라 하겠다.

이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바로 '유령신부'와 '웰래스와 그로밋'은

'트렌지션'과 같은 기법을 내세운 작품은 아니지만

각각 클레이와 오브제의 특성을 잘 살리었으며

각자가 허락된 범주내에서 충분히 표현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뛰어난 작품이라 생각된다.

 

 

 




 

 

 

어떤점이 그러한가?

클레이 애니메이션이라 하면 찰흙만을 이용해야 하며

'오마주정신'을 담은 작품은 흔히 생각되지 않는 다는 점을

'웰래스와 그로밋'이 과감히 타파했다 할 수 있다.

또한 진공관 안에 떠있는 토끼나 안개와 같은 효과는

수공예에서만이 아닌 CG를 이용한 부분인데

이런 모습은 '유령신부'의 자연스럽게 흩날리는 면사포가 그러하다.

또한 '유령신부'는 팀버튼의 전작 '크리스마스의 악몽'의

같은 나무 다른 가지처럼

낙천적으로 음침한 세계(?)를 - 찬양할 정도는 아니더라도

담아내고있으며

'월래스와 그로밋'은 전작의 기운을 그대로 받은 대신

그 위에 히치콕의 사이코스릴러적기법과

'킹콩'의 오마주를 덮어버렸다.

이러한 점은 확실히 그간 박스오피스 서열에 끼어져있던

패러디형식의 애니메이션이나 디즈니방식과는 다른 배열이다.

'애니메이션'의 지켜야 할 경계선과 작가적 호기심.

두 분야를 주물럭거리는 '유령신부'와 '월래스&그로밋'은 딱히

빈틈을 찾아볼 수 없다.

워낙 긴 제작기간으로 프로프로모션의 탄탄함이 이유겠지만

이러한 점이 그의 장점이라면 장점이겠지만

한계라면 한계일 수 있다

 

 

 


 

 

 

 

왜냐라 하신다면

이런 '스톱모션'이라는 자체는 결과를 놓고 보기보다

과정을 더 강조하고 싶은 마음때문이라 하겠다.

아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유령신부'와 같은 작품은 프리프로모션부터 10년이 걸려

제작된 작품이며 '월래스와 그로밋'역시

5년동안이라는 장기간내 제작되었다.

게다가 더욱이'월래스와 그로밋'은 개봉 후 회사자체의 화재로 인해

흔적도 없어져 사라져버렸으니

'결실'보다는 '과정'에 시선을 돌리는 것이

(거의) 인지상정 아닌가 싶을 정도다.

그래서 이 두 작품에 대해서는 입막고 두손으로

박수쳐주어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우선 '유령신부'를 보자.

확실히 팀버튼을 '크리스마스의 악몽'의 잭을 잊지못했거나

관객들이 잊길원하지 않았던 것 같다.

10년이라는 제작기간동안 이 작품을 해온것을 보더라도

대단한 열정이 아닌가?

우선, 이 작품은 하나를 놓고 보는 것보다

전작의 오브제 애니메이션인 '크리스마스의 악몽'과 대치시켜야 한다(고생각한다.)

왜냐하면, 죽은자/산자의 대립와 조화이지만

낙천적인 죽은자들이나 비관적인 산자는

거기서 거기정도밖에 안되어보인다.

특히 '크리스마스의 악몽'의 죽은자는 더욱 '조증'이지만.

'유령신부'의 빅터는 '우울증'에 가깝다.

어찌됐든, 여기에도 둘의 대립이 있지만 조화가 더욱 많다는 것은

확실하다. 오죽하면 결혼까지 하겠는가?

'유령신부'를 보고있자면 팀버튼의 상상력이

과히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들지않을 정도이며

o.s.t는 왜 이리 좋은것인지 귀까지 즐겁다.

'유령신부'의 내용은 러시아 민화에서 전래된 내용이라 한다.

러시아적 분위기에 팀버튼이라니.

머라고해야할까?

괴기함의 세트라고 해야할까?

그것이 괴기하든 잔혹하든 우스꽝스럽든

절묘한 효과, 요소들과 함께 있으니 잘 버무러진 샐러드 스럽다.

그것도 '팀버튼'매니아라면 참을 수 없는

맛있는 샐러드.

 

 

 

 


 



 

 

 

 

어느 기자 말대로, 일명 '베지터리언 호러무비'가 되어버린

'월래스&그로밋: 거대토끼의 저주'는 장르자체의

복합성에 우선 주목해보아야한다.

악=거대함=육식으로 이어지는 이미지는

'토끼'라는 연약하고 채식주의적 이미지로 치환된 스릴러이기때문이다.

어울리지않는다고? 과연 그러할까?

이런 장르적 문제뿐만 아니라

또한, 전편의 미끄러져내려와 아침밥 먹여주고 옷 입혀주는

친절한 기계에 이어 이번에는

뇌파기억조종자치나 토끼수거장치가 빛을 보인다.

'애니메이션'의 원어 자체가 생명을 불어 움직인다는 것처럼

이들의 움직임역시 고된 사투의 결과로 보인다.

실제 월래스&그로밋은 하루 3초정도의

촬영으로 85분 정도를 만든 작품이니

상상응ㄹ 초월한다고 해도 시원치 않을 정도이다.

어디 그 뿐이랴? 맨 위에서 언급한 장르의 복합성이 여기에 끼워진다.

'킹콩'을 모티브로 히치콕식 심리스릴러를 만들다. 라니.

어디 상상이 되는 노동인가?

하지만 월래스&그로밋은 해내고만다.

그들의 추격신은 박진감이 넘치며 마지막까지

그림자를 추적/유추하는 장면까지의 긴장감은

어느 스릴러 영화못지않다.(말이그렇다는것이다. 하하.)

그러면서 85분 내내 웃게 만드는 이 클레이 애니메이션.

정말 미워할 수 없이 대단할 뿐이다.

 

 

 



 

 

 


<제작과정에 대해 Film 2.0에서 자세하게 다루어

출처해서 퍼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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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4천 장의 스토리보드를 바탕으로 21개월의 촬영 기간을

 거쳐 완성된 <거대토끼의 저주>는 미치지 않고서야 할 수 없는 일들이

 제작 과정 속에 산재해 있다. 월래스는 거대토끼 사건이 마무리된 후

 폴라로이드 사진을 찍으며 '치이이이이즈'라고 말한다.

 '아드 믹스'라는 별명이 붙은 특수 찰흙 '플래스티신'으로 만든

 월래스의 입이 옆으로 쭈욱 늘어난다.

 목소리를 연기한 피터 살리스의 입 모양을 따라 만든 것이다.

 만든 건 알겠는데 어떻게 움직이는 걸까?

 앞서 본지 252호에 실린 '아드만 스튜디오 탐방기'에서 밝히긴 했지만

 모든 과정을 좀 더 더듬어볼 필요가 있다.

 

 

 

 

 



 

 

 

 

클레이메이션의 첫 단계는 찰흙 인형을 디자인하면서부터 시작된다.

 디자인을 완성하고 촬영에 들어가기 전에 제작진은

 배우들의 목소리를 녹음한다. 배우들의 목소리 연기로 인해

 찰흙 인형 캐릭터의 성격이 만들어지고,

 그에 따라 의상과 헤어스타일이 결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거대토끼의 저주>에서 찰흙 인형들을 제조한 책임자 얀 생거는

 주요 배역들의 목소리 녹음이 끝난 후 그들의 캐릭터와 함께

 다양한 나이와 모양, 크기를 지닌 월래스네 마을 주민들과 동물들을

 디자인하고 제작했다.

거기에 개개 인형들의 머리카락과 옷들을

 틀로 뜨고 손으로 색칠했다.

 의상 디자이너와 헤어 스타일리스트까지 겸한 것이다.

찰흙 인형들을 만들 때는 각 캐릭터에 맞는 금속 뼈대를 만들고,

 그 위에 플래스티신으로 살을 붙이게 된다.

 

 

 




 


참, 거대토끼는 금속 뼈대 위에 점토가 아니라 털을 덮는데 이게 또 어렵다.

손가락으로 거대토끼를 움직이면 털에 자국이 남기 때문에

 털을 건드리지 않고 등 뒤에 레버를 달아 작동시켰다.

 자, 캐릭터만 만들어서 끝나면 좋게?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에서는

 주요 캐릭터들을 만듦과 동시에 세트와 배경 소품들도 일일이 다 만들어야 한다.

 프로덕션 디자이너 필 루이스가 엄청나게 꼼꼼한 디테일을

 갖춘 30개의 세트를 디자인했다.

 월래스와 그로밋의 집, 거대토끼가 등장하는 숲,

 넓은 정원과 낙원 같은 옥상 온실을 갖춘 레이디 토팅톤의 럭셔리한 저택 안으로

 몸을 굽혀 1주일에 8분을 촬영하는 스케줄 속에서

 피가 마르는 애니메이터들의 집중력.

그건 정말 측정이 불가능하다.


 

 

 


 

 

 

<유령신부>도 만만치 않다.

팀 버튼이 그린 몇 장의 컨셉 아트 스케치에서 모든 게 시작됐다.

이 스케치를 캐릭터 디자이너 카를로스 그란젤이 발전시키고

 각본이 완성되면 스토리보드 스케치 아티스트들이

 다시 컨셉 아트 스케치를 받아 영화 전체를 장면별로 구성하고

카메라 각도를 계획한다. 그 다음 비로소 대사 녹음을 하고

 스토리보드에 맞춰 편집하면 구체적인 비주얼 맵이 완성된다.

 개별적인 세트와 각각의 인형은 그와 동시에 제작한다.

<유령신부>의 인형 관리 전문가 그래함 메이든은 "처음의 예상과 달리

 촬영에 들어갈 때까지도 유령신부 인형을 만들고

 있을 만큼 시간이 많이 걸렸다"고 말한다.

주요 캐릭터 인형들을 만드는 데 거의 18개월에서 2년 정도의 기간이 소요됐다.

 기가 막힐 따름이다.

 

 

 



 

 

 

<유령신부>에서 인형 제작 전문가들은 다양한 인형의 금속 골격을

 만들고 그 위에 피부를 입힌다. 여기서 점토로 살을 붙이면

 클레이메이션이, 합성 물질로 피부를 입히면 <유령신부>처럼 인형 애니메이션이 된다.

 <유령신부>의 인형들 피부는 특별히 실리콘 합성 물질로 만들어졌다.

뜨거운 조명 아래에서 녹아내리지 않고

 몇 달 동안 생기 있는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제작진이 고안해 낸 것이다.
팀 버튼이 <크리스마스의 악몽>을 제작하던 시절엔

 각각 다른 표정을 한 대체용 머리를 십여 개 제작해 놓고

 장면마다 바꿔 표정 변화를 꾀했지만 아무래도 한계가 있었다.

<유령신부>에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인형 머릿속에 기계 전동 장치를 심었다.

 귀와 머리에 숨겨진 지점을 작은 렌치를 통해

조종해 얼굴 표정을 무제한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었다.

 그 효과가 대단하다.

반 도르프 부부가 말을 할 때 입가가 실룩이거나,

애처로운 표정을 짓는 빅터의 눈꼬리가 처지거나

모든 캐릭터가 몇 번씩 눈꺼풀을 깜빡이는 모습은

 이들이 정말 살아 있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거의 공학의 승리다.

그런데 머릿속에 기계 장치를 심어놓으려니

인형 사이즈가 커질 수밖에 없다.

보통의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 인형들보다

 큰 12인치 정도 사이즈의 무려 3만 달러짜리 인형을 제작하다 보니

 세트와 소도구들도 커지면서 전체적인 프로덕션 규모가

 일반적인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의 두세 배에 이르게 됐다.

 <유령신부> 촬영장에서는 팀마다 촬영감독,

전기 담당자, 세트 디자이너가 소속된 8개 촬영팀이

 35개의 세트를 돌며 촬영했는데,

모든 세트에서 전부 촬영이 진행될 때도 있었다. 그렇게 촬영해도

 1주일에 5분 분량을 찍었다니 그 생고생, 더 이상 말해 무엇하랴.


<---------------------------------------->

 

<여기까지 film2.0 출처입니다.>

 

 

 

 

 



 

 

 

 

 

얼마만큼의 손들이 오고가야 그들이 완성될 수 있는지

90분이라는 런닝타임을 완성시키기위해 몇백배의 시간을 들여야 했는지

정말 모 cf의 슬로건 처럼

'그 가치를 따질 수 없다'는 것이 생각나게 한다.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이라는 성향 자체가 워낙 장기간의 결실물이기에.

이를 두고 나는 '느림의 미학'이라 강력히 말 할 수 있다.

기다리는 자에게 복이 온다는 것처럼

고생끝에 낙이 온다는 것 처럼

아니, 그 시작은 미미했으나

끝은 창대할 것이라는 것처럼.

'유령신부'와 '월래스&그로밋'과 같은 작품이

'느림'에서 온다면 나는 언제라도 기다리겠다.

그저 주옥같은 작품으로 돌아와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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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길버트 2005.11.14 08:42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지난 주, 그리고 지지난주에 걸쳐
    월래스와 그로밋, 유령신부를 재미있게 봤다.

  • 홍이 2005.11.14 09:24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난 어제 연달아 둘 다 보았음...
    유령신부는 좀 그랬고...
    윌래스&그로밋은 나름대로 잼났어.

  • 미도 2005.11.14 19:18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토욜 이터널 선샤인 봤는데...괜찮았음!!! ^-^b

    글구 나도 어제 일욜에는 거대 토끼 봤는데~
    엔딩 크레딧에서 나오는 토끼들~ 넘 귀엽더라 &gt;.&lt;